![]() 수십 년 경계 분쟁, 김제시 지적재조사가 하나씩 지워간다!! |
지적재조사사업은 지적불부합지를 해소하고, 100년 전 일제강점기 종이 지적도에서 디지털지적을 완성하는 100년 지적 역사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적재조사사업은 단순한 지적도 정비를 넘어 일제강점기의 잔재를 청산하는 역사적 의미와 함께, 국토 발전의 밑그림이 되고 시민 불편을 해소하는 핵심 국가 프로젝트다. 시는 지난 2013년 첫 착수 이후 13년동안 사업을 꾸준히 추진하며 시민 재산권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일제강점기 지적도의 한계❵
대한민국 국토는 지난 1910년대 일제강점기 당시 세금 징수를 목적으로 작성된 종이지적도에 기반해 관리되고 있다. 당시 측량은 현재 기준으로는 매우 조악한 기술 수준으로 이뤄졌으며, 삼각측량의 기준점 오류, 평판측량의 축척 오차, 지형의 임의 단순화 등 구조적 한계가 처음부터 내재돼 있었다.
이후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지형 변화, 도시 개발, 도면의 신축·훼손·마모가 누적되면서 실제 토지 경계와 공부(公簿)상 경계가 일치하지 않는 '지적불부합지' 문제는 더욱 심화됐다. 일제가 그어놓은 선 하나가 대를 이어 분쟁의 씨앗이 되어온 셈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왔다. 토지 경계 분쟁, 재산권 침해, 건축 허가 지연, 행정 비효율은 물론이고, 경계가 애매한 탓에 맹지(盲地)로 묶여 수십 년간 활용조차 못한 토지도 전국 곳곳에 산재해 있다. 이로 인한 연간 전국 측량 분쟁 비용은 수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적불부합지 문제는 단순히 지도의 오류가 아니다. 내 땅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 명확히 알 수 없다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재산권이 불완전하게 보장되고 있다는 의미이며 정부가 이 문제를 방치할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지적재조사 사업이란?❵
지적재조사사업은 토지의 실제 현황과 일치하지 않는 지적공부의 등록 사항을 바로잡고, 낡은 종이 지적도를 정밀 디지털 지적으로 전환하는 전액 국비사업이다. 2012년 '지적재조사에 관한 특별법'제정을 계기로 본격화됐으며, 전국 지적불부합지를 최신 측량 기술로 재측정하고 디지털 지적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사업의 핵심 절차는 크게 네 단계로 이뤄진다. 먼저 사업지구를 지정하고 주민설명회를 통해 사업 내용을 안내한다. 이어 전문 측량팀이 현장에서 정밀 측량을 실시하고, 사전경계 협의를 통해 인접 토지소유자 간 경계를 사전에 조율한다. 이후 경계결정위원회에서 최종 경계를 확정하고, 면적 증감이 발생한 경우 감정평가 기반의 조정금을 정산하는 방식으로 마무리된다.
사업이 완료되면 경계 분쟁 해소, 토지 이용 효율화, 행정 정확도 향상은 물론 디지털 트윈 국토, 스마트시티, 자율주행 인프라 등 차세대 공간정보 산업의 핵심 데이터 기반이 마련된다.
❴김제시 추진 현황 – 48개 지구, 43% 완료 · 추진 중❵
김제시는 전북특별자치도 내 대표적인 농업 도시로, 드넓은 만경평야를 품고 있는 만큼 토지 관련 행정 수요도 상당하다. 전체 필지 약 37만 필지 가운데 약 15%인 70,209필지가 지적불부합지로 분류되어 있어, 전국 평균과 유사한 수준의 문제를 안고 있다.
김제시는 2013년 지적재조사사업에 착수한 이후 13년간 꾸준히 사업을 확대해 왔다. 현재까지 48개 지구 30,558필지에 대한 지적재조사를 완료했거나 현재 추진 중에 있으며 이는 전체 불부합지의 약 43%에 해당한다. 매년 신규 사업지구를 지정해 꾸준히 불부합지를 줄여온 결과다.
2026년도에는 성덕 석동지구·성덕 상리도하지구·청하 갈산지구·청하 신창연봉지구·순동 농원지구·금구 어전지구 6개 지구, 총 2,208필지를 대상으로 지적재조사 측량이 본격 진행 중이다.
이들 지구는 읍·면 소재지와 농촌 마을이 혼재하는 지역으로, 토지 경계 불명확으로 인한 주민 간 갈등이 오랜 기간 지속되어 온 곳들이다. 사전경계 협의와 토지소유자 현장 상담을 거쳐 경계결정위원회를 통한 최종 경계 확정까지, 2027년 연말 사업 완료를 목표로 모든 행정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장 성과 – 수십 년 경계 분쟁, 지적재조사로 해결❵
지적재조사사업은 단순한 측량 작업을 넘어 현장에서 경계 갈등을 직접 중재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법정 다툼으로 번지기 전 현장에서 해결된 분쟁만 해도 수백 건에 달하며, 완료된 지구의 주민들 사이에서는 체감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성과는 맹지 해소와 건축물 저촉 문제 해결이다. 경계 불명확으로 인해 도로에 접하지 못한 것으로 분류된 맹지, 혹은 건축물이 지적도상 인접 필지를 침범한 것으로 기록된 사례들이 지적재조사를 통해 실제 현황에 맞게 바로잡히면서 건축 행위가 가능해지고 재산 가치가 회복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완료된 요촌5지구 등 현장에서는 당초 경계 분쟁을 겪던 주민들이 새로 확정된 디지털 경계에 만족을 표하고 있다. 담장, 수로, 농로 등 물리적 경계물이 지적도와 어긋나 있는 경우가 많았으나, 재조사 측량과 주민 협의를 통해 모두 정리됐다.
"거주하고 있는 주택을 양성화하려고 하는데 주택 안에 국유지 도로가 지나가고 있어 건축물 양성화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이번 지적재조사 사업으로 해결이 되어서 10년 묵은 체증이 다 내려간 것 같다." — 진봉면 심명규지구 주민 윤모씨
"수십 년간 애매했던 경계로 이웃과 갈등이 있었는데, 정확한 측량과 중재 덕분에 원만하게 해결됐다." — 요촌5지구 주민 김모씨
이 밖에도 완료 지구에서는 상속·매매·담보 설정 등 토지 거래 시 경계 분쟁 우려가 사라져 부동산 거래가 원활해졌다는 반응이 많으며, 지적재조사 완료 이후 해당 토지에 대한 각종 행정 처리 속도도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 체감 효과 – 공감과 참여가 핵심❵
지적재조사사업의 성패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에게 달려 있다. 아무리 정밀한 측량 장비와 전문 인력이 투입되어도, 토지소유자들의 이해와 협조 없이는 경계 확정 자체가 불가능하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관문이 바로 주민 동의다.
일부 지역에서는 토지 면적 감소나 사업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혹은 과거 행정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주민 협조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김제시는 측량 착수 전 단계부터 주민설명회를 의무적으로 개최하여 사업의 목적과 절차, 조정금 산정 방식, 이의신청 방법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데 주력한다. 설명회는 마을 회관이나 경로당 등 주민들이 친숙하게 모일 수 있는 장소에서 열리며, 고령 주민이 많은 농촌 지역 특성을 감안해 쉬운 언어와 충분한 질의응답 시간을 보장하고 있다.
또한 김제시는 지적재조사 측량 시점부터 경계설정이 완료되는 시점까지 한국국토정보공사와 함께 현장 상담을 진행하며 민원에 즉각 대응하고 있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경계 이견은 법정 다툼 대신 사전경계협의를 통해 당사자 간 합의로 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합의가 어려운 경우에는 경계결정위원회에서 공정하게 판단한다.
조정금 제도도 주민 신뢰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경계 조정 결과 토지 면적에 증·감이 발생하는 경우, 2개의 감정평가 기관에 감정평가를 거쳐 면적 증가분은 조정금을 징수하고 감소분은 지급하는 방식으로 처리된다. 행정이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감정평가 결과에 따라 정산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주민들의 수용성이 높은 편이다.
❴향후 계획 – 잔여 불부합지, 사업 기간 검토와 함께 완주❵
김제시는 현재 추진 중인 2025년도 6개 지구를 2027년 연말까지 마무리한 뒤, 잔여 불부합지 약 4만 2천여 필지에 대해서도 신규 사업지구를 순차적으로 지정해 나갈 계획이다.
사업 완료 시점과 관련해서는 국토교통부가 기간 연장(2040년까지) 등을 검토 중인 만큼, 김제시는 그 결과에 따라 잔여 불부합지를 차질 없이 추진할 방침이다.
남은 필지 규모를 감안할 때 안정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충분한 기간과 예산 확보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 현장의 공통된 목소리다.
또한 지적재조사가 완료된 지구의 디지털 지적 정보를 토지대장, 건축물대장, GIS 시스템과 연계해 행정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지적재조사사업은 단순히 경계를 다시 정하는 기술적 사업이 아니라, 100년 전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종이 지적도의 한계를 해소하고 시민의 재산권을 바로 세우는 역사적 작업”이라며 “앞으로도 한국국토정보공사, 전북특별자치도와 긴밀히 협력하고 주민과의 소통을 강화해 더 많은 시민이 그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인석 기자 aihnnews@kakao.com
2026.04.14 (화) 14:42















